내가 황당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 당내 야당이라는 ‘평등파’가 북한을 모델로 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당내에서 ‘쪽수’에 밀려서인지 토론도 제대로 제기하지 못하면서 북유럽을 모델로 하는 세력을 우습게 보는 것에 대해 나는 상당히 비판적이다.
진보정당의 외피를 쓰고 헤게모니를 관철시킨 당내 주체파에 대해서는 제대로 발언하지 못하면서 소수 사민주의 세력을 가볍게, 경멸하는 듯한 태도는 정말로 황당하다. 도저히 납득이 안 된다.
바깥에 있어서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겠지만, 민주노총 국민파가 중앙파와의 헤게모니 투쟁 때문에 자주파와 손잡는 일을 납득할 수 없는데, 마찬가지로 당내 평등파의 행태도 이해하기 어렵다. 적대적 공존이라고 말하는데, 그렇다면 그 알량한 권력 분점을 위해서라는 얘긴가.
한국인들의 의식 지형을 보면 북유럽 모델도, 심하게 표현하면 ‘극좌적’인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세금폭탄론이 통하는 사회에서 북유럽 모델을 가소롭게 보니 가소로운 것이다. 북유럽 나라들이 어떤 과정을 거치면서 그 같은 사회를 만들어냈는지 잘 알지 못하면서 우습게 알고 있다. 민주주의 성숙의 역사에는 월반(越班)이 없으며 간혹 월반을 했다 해도 결국은 되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