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하나는 '교원평가제 반대'이고, 다른 하나는 '평준화'이다.
우선, '교원평가제 반대'로 인해 전교조는 이익집단이라는 이미지가 매우 강해졌다. 학부모들이 공교육 현실에 큰 불만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어제 오늘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 특히, 일부 자질 없는 교사들이 보여주는 몰지각한 행태는 공교육에 대한 불신의 수위를 갈수록 높이고 있다. 그래서 학부모들은 극소수 자질 없는 교사들을 걸러내는 수단으로서 교원평가제에 나름대로 기대를 갖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전교조가 지적하는 교원평가제의 문제점은 분명히 그 근거가 있다. 그러나 학부모들의 공교육에 대한 불만의 수위를 고려할 때 이는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행위로 비추어질 수밖에 없다. 진보진영 인사들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교원평가제 문제는 매우 큰 짐이 될 수밖에 없다.
평준화를 둘러싼 논쟁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평가의 잣대는 '어느 시스템이 학력신장에 더 도움이 되느냐' 이다. 여기서 학력신장이라 함은 주요과목 즉 '국, 영, 수' 점수를 올리는 것을 말한다. 즉, 평준화를 주장하는 측이든 비평준화를 주장하는 측이든 서로 자기 시스템이 더 우수하다는 주장의 가장 중요한 근거를 주요과목 점수를 올리는데 더 유리하다는 것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인성교육 이나 특성화교육 등에 대하여도 이야기하지만, 공교육에서 이를 기대하는 학부모는 별로 없어 그냥 구색 맞추기로 끝나는 실정이다.
획일적으로 서열화된 대학체계가 우리나라 교육문제의 원흉이라는 것이 필자의 굳은 신념이다. 98점과 97점이라는 의미 없는 점수차이마저 아이들의 미래를 갈라놓을 것처럼 느끼게 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잔인한 대학의 서열화체계이다. 이러한 서열화를 혁명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1~2점에 목숨 거는 아이와 학부모의 잔인한 희생은 계속될 것이다.
'평준화가 국영수 성적을 올리는 데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은 별로 설득력도 없을뿐더러 진보진영에서 취할 입장도 아니라는 것이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이다.
학부모들은 내 지역의 평균점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 아이의 등수와 점수가 중요하다. 정책의 옳고 그름을 성적을 기준으로 판단할 경우, 전부 다 1등으로 만들지 않은 한 어차피 점수로 아이들을 줄 세우기 할 수밖에 없으며, 결국 사교육열풍은 줄어들지 않는다.
오히려, '국영수에 관심이 없는 아이들, 일류대학에 못가는 아이들도 인생에서 충분히 성공과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주요한 교육정책 방향이어야 한다. 사실, 일류대학을 목표로 하는 상위권 학생들은 학교 수업에 큰 기대를 기대하지 않는다. '점수 따기 경쟁'을 위한 수업에서 학교는 사교육에 상대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공교육이 안 되는 실력 갖고 사교육 흉내를 계속 내다가는 그 위상만 더 추락하고 말 것이다.
공교육이 해야 할 일은 점수 따기 경쟁의 허상을 깨며,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진짜 교육을 차분히 준비하는 것이다. 그러면, 언젠가는 학부모들이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국, 영, 수 점수에 올인하도록 하는 것이 내 아이의 미래를 위해 옳은 일인가?'라고 진지하게 고민할 것이며, 이 순간 우리나라 교육혁명은 시작된 것이다. 오마이뉴스 기사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