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December 05, 2007

녹색평론사 - 환경운동, 절망과 희망 사이에서 - 강양구

환경운동, 절망과 희망 사이에서

이렇게 한번도 역사 속에서 또렷하게 스스로를 각인한 적 없었던 환경운동이 마치 1990년대 ‘잘 나가는’ 것처럼 인식된 것은 무엇 때문일까? 두말할 것도 없이 언론의 호의적인 태도가 큰 역할을 했다. 이런 언론의 환경운동에 대한 호의적인 태도는 이미 1990년대 중반 거의 증오에 가까웠던 노동운동에 대한 그것과 비교하면서 살펴봐야 한다.
언론은 한국사회에서 절차적 민주주의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임을 어떤 세력보다도 빨리 알아챘다. ‘국가가 주도했던 불합리의 시대’가 가고 조만간 ‘자본이 주도하는 합리의 시대’가 도래함을 간파했던 것이다. 그 스스로 자본의 성격을 지녔던 언론은 그렇게 시대를 주도하는 데 있어서 노동운동의 성장에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파죽지세로 성장하던 노동운동을 어떻게 제어할 것인가? 바로 언론이 선택한 파트너가 넓게는 시민운동이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시민운동 중에서 초록색 옷을 입은 환경운동도 포함돼 있었다. 즉 ‘노동운동 때리기’에 나서면서 ‘시민운동 살리기’에 나선 언론의 이중적인 태도가 환경운동이 ‘잘 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 현상을 불러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