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July 09, 2008

"운동이 정치체제 대신 못해... 보수독점 강화할 수도" - 오마이뉴스

최근 촛불집회에 대한 여러 해석들을 보다보면, 촛불집회를 누가 더 높게 평가할 수 있는지를 경쟁하는 듯하다. 그러다보니 실제 현실의 여러 측면이 획일화되고, 과장되고, 나아가서는 신화가 되고 이데올로기가 되는 경향이 너무 커지고 있는 게 아닌가 한다. 촛불집회의 새로움을 이야기하고 새로운 시민운동, 새로운 민주주의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과장도 심하다. 여러 시위 아이디어들은 다양한 형태의 사회운동 속에서 발전해왔고, 이번 시위도 크게 보면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시위의 새로움을 과장하는 해석이 그간 사회운동의 다양한 시도와 발전에 대해 접촉의 기회를 갖지 못한 중산층 엘리트 지식인들에게서 많이 발견되는 것은 우연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새로움의 발견에 대한 과도한 집착과 흥분은 이를 통해 사태를 드라마틱하게 전하고 싶은 비판언론들의 이기적 욕구로부터도 비롯된 바 크다. 그러다보니 실제 현실과 신화화된 해석 사이에 격차는 두드러져 보인다.

이번 촛불집회를 아날로그 정치 대 디지털 정치, 근대적 정치 대 탈근대적 정치, 전통적 정당정치 대 참여적 생활정치 등 과격한 이원론으로 재단하는 것은 그 백미라 할 수 있다. 사태의 구조가 부정적이고 낡은 것으로 묘사된 개념들로 환원되는 것도 문제지만, 현실의 대안을 디지털 정치, 탈근대적 정치, 참여적 생활정치 등 개념으로 치환된 어떤 추상적인 세계로 인도하는 것은 해석에 있어서 과도한 자의성의 결과이자 사태를 신비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촛불집회의 위대함만 이야기할 경우 우리가 개선해야 할 여러 과제들에 대해 침묵하거나 억압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촛불집회를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거부로 해석하거나, 대의민주주의를 나쁜 민주주의의 유형으로 이해하면서 그 대안으로서 직접민주주의를 내세우는 해석은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