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November 28, 2008

"그의 여행이 어디까지 갈진 아무도 모른다"

[나도원의 '대중음악을 보다'] 나윤선과 휘루 (上)

[Voyage]의 심플한 편성은 이와 관련 있다. 오로지 단조로운 어쿠스틱 베이스만이 보조하는 Calypso Blues 등 여러 곡들은 비워서 자리를 마련하고, 여백의 밑바닥을 따라 나윤선의 낮은 울림이 조용히 물을 채워간다. 이러한 편성은 나윤선을 부각시키는 슬기이자 오래된 음악기법이다. 물론 Please, Don't Be Sad는 풍성한 연주를 품었으며, 울프 바케니우스의 기타와 유니즌 경연을 펼치는 Frevo는 나윤선의 노래마저 악기로 수렴하는 기악곡에 가깝다. 그러나 기량을 뽐내는 전횡은 미뤄지고, 가락과 장단이 겸손하게 섞여든다. [Voyage]는 특수한 기법으로 보편적인 정서를 담아냈으며, 음악성과 대중성, 동과 서, 작곡가와 싱어, 연주와 목소리가 결합하는 괜찮은 방식을 제시했다. 섣불리, 그리고 솔직히 말해도 된다면, 이러한 조화는 나윤선이 여성이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기사 읽기 - 프레시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