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September 14, 2008

사라져가는 것들을 필사적으로 불러내는 초혼가, <스틸 라이프> : 영

한 감독은 평생 단 한편의 영화만 만든다. 지아장커야말로 그렇다. <소무>에서 <플랫폼>과 <임소요>를 거쳐 <세계>에 이를 때까지, 그는 늘 변하는 것을 찍으면서 변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지아장커가 만들어내는 단 한편의 영화는 <스틸 라이프>에서 마침내 정점에 올랐다. 이 영화는 완전하다. 그리고 여기엔 장이모와 첸카이거의 요즘 작품들에선 절대로 찾을 수 없는 현실의 중국이 있다.

지아장커는 서른살 무렵에 쓴 글에서 불안정한 자신의 생활을 떠올리며, 영화를 선택한다는 건 뿌리뽑힌 삶을 선택한다는 것이라고 한 적이 있다. 그는 늘 자신의 삶과 영화를 일치시키는 감독이다. <플랫폼>이 그랬고, <세계>가 그랬으며, 이제 <스틸 라이프>가 그렇다. 이 영화엔 무너진 돌들이 있고 뿌리 뽑힌 사람들이 있다.
시네21